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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김종회 디카시집 <북창삼우> -도서출판 상상인-

2025.12.02



 

김종회 디카시집 북창삼우北窓三友

 

상상인 디카시집 1 | 2025년 11월 15일 발간 | 정가 14,000원 | 140*190 | 138쪽

ISBN 979-11-7490-025-8(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등록번호 572-96-00959 | 등록일자 2019년 6월 25일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29, 904호

Tel. 02 747 1367, 010 7371 1871 |Fax. 02 747 1877 | E-mail. ssaangin@hanmail.net

[책 소개]

김종회 디카시집 『북창삼우』는 한 장의 사진과 짧은 문장이 만나 일상에 숨어 있던 의미를 반짝이게 만드는 시집이다. 그의 시와 사진들은 ‘디카시’라는 형식의 핵심인 순간 포착, 최소한의 언어 그리고 여백의 미학을 단아하게 구현하면서, 사물과 풍경, 사람과 시간 사이에 놓인 미세한 결을 세심하게 더듬는다. 한 컷의 프레이밍은 세계를 잠깐 멈추고, 한두 줄의 문장은 그 정지된 세계에 천천히 호흡을 불어넣는다. 독자는 사진의 빛과 그림자, 초점과 흔들림, 프레임 바깥의 기척까지 함께 읽어내며, 보는 일이 곧 사는 일임을 실감하게 된다.

이 시집에서 카메라는 기록의 도구가 아니라 사유의 장치이다. 시인은 서둘러 해석을 내리지 않고, 빛이 사물에 머무는 시간을 따라가며 이미지의 가장자리에서 말을 건넨다. 사진과 함께 하는 김종회 시인의 문장은 짧지만 얕지 않다. 사진이 붙잡은 찰나 위에 언어는 지속을 부여하고, 그 지속은 독자가 스스로 여백을 메우게 하는 독서의 시간을 열어준다. 그래서 이 시집은 빠르게 넘기는 화보도, 장황한 에세이도 아니다. 오히려 페이지마다 작게 놓인 사유의 씨앗들이 독자의 하루 속에서 늦게 싹트고 늦게 도착하는 감동을 지향한다.

시집의 1부는 시인의 생활 공간의 가까운 반경에서 의미를 새로이 발견하는 작품들이다. 「황금 깃발」, 「눈꽃 1·2」, 「눈 마당」, 「눈을 진 노송」, 「설경문학관」은 빛과 눈을 통해 사물의 표정을 환하게 끌어올린다. 특히 「모색暮色」은 해거름의 반음계 같은 색조를 한 줄로 붙들어, 저녁이 하루의 끝이 아니라 다음으로 나가는 시간임을 느끼게 한다.

2부는 손녀가 만들어 낸 일상의 장면들로 작은 서사를 다정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곰돌이」, 「모닝 빵순이」, 「작은 공주님」, 「소공녀」, 「어린 예술가」, 「조손 합심」 등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유머와 온기를 느끼게 해 준다. 「위니비니 천국」처럼 상호와 간판 같은 소품을 포착한 작품에서는 상업적 표어가 오히려 삶의 속도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3부는 바다·산·도시 풍경에서 시간의 두께를 길어 올린다. 「양양 휴휴암 앞바다」, 「해변 관음전」, 「해운대 해무」는 수평선·안개·수묵 같은 톤으로 멈춤의 미학을 실험한다. 「유달산 목포」, 「유달산 정상」, 「목포 비너스」는 장소의 고유한 기운을 장면 속에 눌러 담는다. 특히 「순교의 땅」 같은 제목의 작품에서는 풍경이 곧 역사의 지층임을 드러내며, 사진과 문장 결합이 추모의 형식으로도 기능함을 보여준다.

나훈아, 조용필, 정태춘 등의 공연 사진이 주를 이루는 4부는 순간을 기록으로 변화시킨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이 늦은 나이에 다시 보여준 공연 사진은 단순히 한순간의 열광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역사의 기록이 되고 한 시대에 대한 증언이 된다. 또한, 「국제공항 입국 출구」, 「탈북 경로」는 이동과 경계를 촘촘히 비추어 사람의 발걸음이 지도를 만들고, 그 지도가 우리에게 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컷, 한 줄의 세계는 작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작고 느린 것들이야말로 우리 삶을 튼튼히 지탱한다는 믿음이 이 시집의 페이지마다 사진과 문장으로 아로새겨져 있다. 김종회 시인의 디카시집 『북창삼우』는 바쁘고 조급한 시대에 잠깐 멈춰 생각하게 우리를 유도한다. 카메라의 눈과 시인의 문장이 만날 때, 일상은 소비되는 풍경이 아니라 새로 시작되는 이야기로 바뀐다. 이 시집을 천천히 넘기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관찰자가 되어 시인과 함께 우리의 일상과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우리 각자의 하루도 한 편의 시처럼 또렷해질 것이다.

[작가의 말]

다섯 번째 디카시집을 펴낸다. 제4시집 『영감과 섬광』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표제를 ‘북창삼우北窓三友’라 한 것은 예로부터 북향 선비의 방에 있던 세 벗, 곧 시와 술과 거문고의 의미를 소환하기 위해서다. 내게 있어 시는 사유를, 취흥은 문향을, 그리고 음률은 삶의 리듬을 뜻한다. 이렇게 디카시는 내 일상의 예술이요 예술의 일상이 되었다.

1부 ‘생활의 새 발견’은 내 삶터 인근의 풍광을 담았다. 2부 ‘소공녀의 축일’은 사랑하는 손녀와 함께한 시편들이다. 3부 ‘풍경 속의 잔상’은 국내외 여행지에서의 소회를 포착한 결과다. 4부 ‘사람과 그 생각’은 특별한 사람 또는 상황의 풍정을 한데 모았다. 영문 번역을 해주신 이승희 교수님과 소담스러운 시집으로 묶어주신 도서출판 상상인의 진혜진 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2025년 11월 늦가을

소나기마을 촌장실에서 김종회

A Foreword

This is my fifth Dica-poems collection. It’s been a year and six months since my fourth collection, “Inspiration and Flash,” came out. I titled this collection “Bukchang Samwoo(北窓三友)” literally translated as North Window Three Friends. The origin of the phrase “Bukchang Samwoo” lies in the fact that since ancient times, a scholar’s room facing north had three friends: poetry, wine, and the geomungo, Korean zither. I evoked this meaning in the title of my collection. To me, poetry has three meanings. First, it invites contemplation. Second, the exhilaration of poetry represents the fragrance of literature. And third, the rhythm of poetry signifies the rhythm of life. In this way, Dica-poem has become the art of my daily life, and at the same time, it has become the daily life of my art.

In Part 1, “Life’s New Discovery,” I captured the scenery near my home. Part 2, “The Little Princess’s Festival Days,” contains poems from my time with my beloved granddaughter. The poems in Part 3, “The Unforgettable Images of Scenery,” are the result of reflections borne during domestic and international travels. The poems in Part 4, “People and The Thoughts,” are a collection of poems that accompany the atmosphere of special people or situations. I am deeply grateful to Professor Lee Sung-hee for the English translation, and to Jin Hye-jin, CEO of Sangsangin Publishing, for compiling this charming collection.

November, 2025

Jonghoi Kim, in the Chief’s Office of Sonagi Village



[작가 약력]

김종회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6년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이자 경남정보대학교 특임교수이며,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 및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와 세계한글작가대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문학사상』 『문학수첩』 『21세기문학』 『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 및 주간을 맡아 왔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한국비평문학회, 국제한인문학회, 박경리토지학회, 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등 여러 협회 및 학회의 회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디카시인협회, 한국디지털문인협회, 한국문학관협회, 동북아기독교작가회의 등 협회의 회장으로 있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대한민국기독예술대상 등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학과 예술혼』 『문학의 거울과 저울』 『영혼의 숨겨진 보화』 등의 평론집,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 등의 저서, 『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등의 산문집, 디카시집 『북창삼우北窓三友』 등이 있다.

E-mail_kart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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