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복희 시집 <꿈꾸는 세상에는 조팝꽃이 피었다>
ISBN 979-11-93093-95-5(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등록번호 572-96-00959 | 등록일자 2019년 6월 25일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29, 904호 Tel. 02 747 1367, 010 7371 1871 |Fax. 02 747 1877 | E-mail. ssaangin@hanmail.net * 본 도서는 충청남도, 충남문화관광재단 후원으로 발간되었습니다.
도복희 시인의 시집 『꿈꾸는 세상에는 조팝꽃이 피었다』의 시들은 상실의 고통과 그에 따른 그리움의 깊이가 만든 내밀한 정서를 안온하지만 쓸쓸한 서정적인 언어로 빚어낸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사라짐과 헤어짐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꿈과 그리움으로 승화한다. 이를테면 「해 질 무렵처럼 지내고 있어」는 삶이 남긴 깊은 상처를 인정하고 내려놓음으로써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기대하지 않는 법도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사는 법도 배웠다”는 시구는 상실 후에도 삶이 계속된다는 깨달음을 담담한 어조로 전달한다. 「오늘의 세시는 당신 없이 지나갔지만」에서 화자는 막연한 기다림을 신화적이고 역사적인 여정에 비유하여 끝나지 않을 그리움을 이야기한다. 시간은 지나가지만 사라진 존재에 대한 그리움은 “겨울나무가 봄을 품고 오듯” 화자의 삶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몹시’라는 그리움 한 덩어리」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몽환적 경험을 통해 애절한 그리움의 정서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불현듯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존재가 주는 상실감은 깨어난 뒤의 현실에서 더욱 깊어지고, “그리움 한 덩어리 슬리퍼 끝에 채였다”라는 표현은 그리움의 물질성을 느끼게 해주는 빛나는 표현이다. 「그때처럼 오후 3시를 걸었지」와 「그리운 사람들은 청평사에 간다」에서 드러나는 장소성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부재를 연결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작용한다. 과거의 친구들, 잊혀진 장소들은 단지 기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화자가 실제로 걷고 움직이는 공간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절반의 어느 방향입니까, 당신은」에서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대화를 불러일으키는 출발이 된다. “죽은 이들을 불러내 넓디넓은 거주지를 채워가는 놀이”라는 표현처럼, 시인은 떠난 이들을 불러내어 죽음과 삶 사이의 경계를 허문다. 또한 「시가 되는 것들은」에서 화자는 상실을 받아쓰는 존재로 자신을 정의하며, 잃어버린 순간들과 떠나간 사람들을 시어로 기록한다. 상실은 결국 그리움으로 환원되고, 시인의 쓰기는 그 그리움의 형태를 베끼는 행위이다. 「빈집」과 「한 장의 사진」은 떠나간 존재들의 흔적을 담담히 기록하면서도 애절한 정서를 극대화한다. 빈집은 기억의 흔적으로 가득하고, 한 장의 사진 속 어미 새와 새끼들에 대한 이미지는 상실의 결정적인 순간을 상징적으로 포착해 보여준다. 이 시집은 상실을 거부하지 않고 그리움을 깊숙이 들여다보며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부재의 존재를 확인한다. 도복희 시인은 담담하면서도 예리한 시선으로 독자들에게 상실을 받아들이고 살아내는 법을 조용히 제안한다. 독자들은 이 시집을 통해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꿈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의 말]
돌고 돌아와 고향에 닻을 내렸다 지난 일 년간 골목골목 부여를 걸었다 이곳의 시어들을 받아 적느라 잠들지 못한 저녁이 길었다
[저자 약력] 도복희 충남 부여 출생.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11년 [문학사상]등단. 시집 『그녀의 사막』 『바퀴는 달의 외곽으로 굴렀다』 『외로움과 동거하는 법』 『몽골에 갈 거란 계획』 『꿈꾸는 세상에는 조팝꽃이 피었다』 등. 천강문학상 우수상, 3회 전국 계간지 우수작품상 수상.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2020, 2024), 충북문화재단 기금(2021), 충남문화재단 기금(2025) 선정. 현 동양일보 취재부 부국장(부여·서천지역 담당). phusys2008@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