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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전봉수 시집 <그곳은 또 다른 > -도서출판 상상인-

2025.09.22



 

전봉수 시집 그곳은 또 다른 숨

 

2025년 9월 11일 발간 | 정가 12,000원 | 128*205 | 138쪽

ISBN 979-11-7490-007-4(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등록번호 572-96-00959 | 등록일자 2019년 6월 25일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29, 904호

Tel. 02 747 1367, 010 7371 1871 |Fax. 02 747 1877 | E-mail. ssaangin@hanmail.net

* 이 책은 충주시, 충주문화관광재단의 후원을 받아 충주문화예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책 소개]

전봉수 시인의 『그곳은 또 다른 숨』은 호흡의 은유로 삶을 다시 묻는 시집이다. ‘숨’은 생물학적 행위이면서 마음의 자세이기도 하다. 전봉수의 시 세계에서 숨은 그저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 아니라, 자연·공동체·신에 접속하는 방식, 곧 삶을 감응적으로 견디는 법을 뜻한다. 전봉수 시인에게 자연은 배경이 아니라 시적 감응의 원천이다. 이런 점에서, 특히 첫 시 「소라게」는 주목할 만하다. 해 질 녘을 바라보다 놓쳐 버린 바람과 소식을 상기하며 “다시/또/밀물이다”라고 끝맺는다. 자연의 리듬(썰물/밀물)은 상실과 회복의 순환을 내면화하는 장치다. 그래서 전봉수의 평온은 현실과 단절한 절대적 고요가 아니라, 끊임없는 흔들림의 반복을 통해 도달하는 ‘견딤의 평온’이다.

이 시집에는 기도시가 많다. 전봉수 시인의 기도시는 간청의 목록이 아니라 감각을 회복하는 훈련에 가깝다. 「기도 1」은 “듣게 하소서/산과 들녘/공중을 나는 새의 노랫소리”, “보게 하소서/…/손뼉 치는 모든 나무”라고 말한다. 이렇듯 신앙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일이면서 동시에 보이는 것을 제대로 보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새벽기도 1」은 새벽을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시간으로 그리면서도, 그 만남의 방식이 감정의 도취가

아니라 겸허한 자기반성임을 강조한다. 전봉수의 기도시는 초월의 현현보다 일상 속 미세한 전환, 즉 마음의 자세가 바뀌는 순간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기도는 세계를 바꾸는 마술이 아니라, 세계를 느끼는 감각을 바로 세우는 연습이다.

행복은 이 시집에서 중요한 모티브이다. 이 행복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성숙한다. 「행복한 사람 1」의 행복은 ‘당신’이라는 호명에서 시작한다. 「나의 푸름들이여」는 그 관계의 범위를 공동체로 확장한다. 전봉수 시인에게 행복은 경쟁과 소유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돌봄과 겸양의 언어를 통해 얻어진다. 이 시집의 정신적 태도를 한 마디로 얘기하면 사소함의 영성이다. 그런 영성이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준다고 이 시집은 가르쳐 준다. 이 시집에 자주 등장하는 사물은 텃밭의 검정콩, 콩잎에 앉는 빗방울, 가방 속 책, 문 앞 동백—모두 작고 낮은 것들이다. 그러나 그 낮음이야말로 마음을 벼리는 연마장이 된다. 「가을에 나는」은 감정을 식물의 변신으로 환하게 비춰 보여주고, 흩어진 시간을 “푸르른 하늘에 새기”는 마음의 훈련을 제안한다. 일상을 조용히 돌아보는 일이 곧 감사의 언어를 만드는 일임을 이 시집은 조용히 증언한다.

『그곳은 또 다른 숨』은 독자에게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는 자연에 귀 기울이며 평온을 길러내는 감응의 기술이고, 둘째는 기도하는 일상 속에서 듣고 보고 말하는 윤리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관계, 승리보다 감사, 앞줄보다 뒷줄을 선택하는 태도에서 자란다는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그저 길을 가라”는 자연의 목소리와 새벽길로 나서는 기도의 발걸음이 겹쳐져, 우리도 각자의 안식처를 찾고 싶어진다. 삶이 거칠게 흔들릴 때, 전봉수의 시는 숨을 고르는 법을 가르친다. 그 숨은 우리 안의 상처를 지우고, 조용한 기쁨을 길어 올린다. 그러니 이 시집은 화려한 발견의 기록이 아니라, 매일의 신실함을 닦아 세운 마음의 노트이며, 자연에서 찾은 평온, 기도하는 삶, 행복을 향한 자세라는 세 갈래 숨이 모여 빚은, 단정하고도 따뜻한 노래다.

[시인의 말]

떠밀려 가듯

서둘러 가다가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

나를 찾아본다

 

[저자 약력]

전봉수

충남 홍성 출생

2006년 『문예한국』 등단

풀꽃동인

시집 『그곳은 또 다른 숨』

공저 『비와 바람의 숲에서』 외 다수

awon11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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